🐾 Pet-Pass Dev Blog

바이브 코딩 개발기 · 마치며 📖 약 6분

Pet-Pass를 접고, 다음으로 간다

#바이브코딩 #회고 #AI협업

목차

  1. 일단 여기서
  2. 왜 안 쓰이는가
  3. 3주로 뭘 배웠나
  4. 진짜 문제
  5. 어떤 서비스여야 하는가
  6. 밈사진랜덤생성기

일단 여기서

Pet-Pass는 돌아간다. 매일 두 번 sync가 돌고, DB에 데이터가 쌓이고, 지도에 핀이 찍힌다. 코드도 있고 인프라도 있다.

근데 아무도 안 쓴다.

정확히는, 이 기능이 있다는걸 알리기도 어렵고, 재방문을 유도하기도 어렵다. 이건 기능이 없어서가 아니다.

왜 안 쓰이는가

생각해보면 이유가 명확했다.

첫째, 이미 있다. 반려동물 관련 앱이나 플랫폼에는 이미 동반 가능 매장 정보가 있다. 굳이 새 사이트를 찾아올 이유가 없다.

둘째, 확장하려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동물병원 1200곳 데이터, 접종 예방 정보, 민간 데이터... 공공 데이터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닌 영역이었다. 파고들수록 더 깊어진다.

셋째, 다시 올 이유가 없다. 부끄럽게도 다른 사이트에 비해 특출난 차별점이 없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서비스다.

세 가지 다 코드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3주로 뭘 배웠나

기술적인 건 각 포스트에서 다 썼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다른 거다.

3주 동안 2026년식으로 개발하는 게 어떤 건지 조금 알게 됐다. 깃허브와 친해졌고, 에이전트들과 친해졌다. 어떤 걸 AI에게 시키고 어떤 걸 내가 결정해야 하는지 감이 생겼다. 처음엔 AI가 코드를 짜는 게 신기했는데, 3주 지나니까 그게 그냥 당연해졌다.

AI가 못 하는 게 뭔지도 보였다. 뭘 만들지, 왜 만드는지, 지금 방향이 맞는지. 그건 계속 내가 판단해야 했다.

진짜 문제

Pet-Pass를 만들면서 다른 고민이 생겼다.

아무리 내가 하루종일 테스트를 해도, 여러 개의 AI를 붙여서 테스트를 해도 — 많은 사람이 동시에 들어올 때 생기는 문제는 차원이 달랐다. 테스트 환경에선 절대 안 나오는 문제들이 운영 환경에서 있다는 걸 실무에서 배웠고, 그간 내가 아는 해결법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Pet-Pass를 통해 배웠다.

그러면 그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실제로 들어오는 서비스가 필요했다.

어떤 서비스여야 하는가

Pet-Pass가 역설적으로 조건을 알려줬다.

즉각적이어야 한다. 들어와서 5초 안에 뭔가 나와야 한다. 결과를 자랑하고 싶어야 한다. 스스로 퍼지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밈사진랜덤생성기

현재 이름은 pick-a-meme 으로 만들었다. 피카-밈으로 읽어야 할까. 아직은 가제인 단계다.

밈으로 쓰일 만한 동물·캐릭터 이미지가 30종. 밈 문구가 100종. 귀여운 스티커가 20종.

"랜덤 생성" 버튼을 누르면 이게 조합된다. 이미지와 문구는 무조건 하나씩. 스티커는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다. 문구 위치도 살짝 랜덤이다.

무작위 로직을 통해서 결과물에 희소성을 부여한다. 이를 이용해 트래픽을 유도하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pick-a-meme 블로그에서 계속 하겠지만 Pet-Pass에서 쌓은 인프라 지식의 정반대 방향에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근데 그 인프라를 알아야 이걸 제대로 굴릴 수 있다.


Pet-Pass에서 배운 것

AI는 만능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모델을 써도, 결과물의 상한선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가진 맥락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가비지 인, 가비지 아웃이다.

AI가 설계자의 지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는, 아직은 어렵다. 결국 AI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개발자의 역량이 되는 시대다.

그 능력을 기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Pet-Pass가 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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